[스크랩] 여자와 남자, 현모양처와 현부양부
난 아주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열정적이면서도 가정적인 아버지와, 아버지를 배려하면서도 하실 말씀은 하시는 어머니.
그런 두 분을 보고 자랐기에, 나도 언젠가는 이런 가정을 꾸리기를 꿈꿨다.
내 이상형은 현모양처였고, 나는 가정적이며 가족을 배려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현모양처란 남자에게 종속적이고 순응하는
구시대적인 여성상이 된 모양이다.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다.
현모(賢母), 현명한 어머니
양처(良妻), 좋은 아내
그 어디에서도 여성 자신의 모습은 찾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어차피 가정을 꾸리려면 수없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지 않을까.
희생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면 독신으로 사는 편이 낫지 않을까.
결혼이라는 것은 서로에 대한 책임이고, 약속이며, 태어날 자식들을 위한 의무가 아닐까.
나는 내 반려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현모양처를 아내로 맞이하기 이전에,
나 먼저 현부양부(賢父良夫)가 되고 싶다.
나 스스로 그런 자격을 갖춰야 그런 사람을 반려자로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
화목한 가정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 배려하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희생만이 존재해서는 결코 그 가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는 것,
또한 자신이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
그것이 좋은 가정을 지키는 토대라 생각한다.
가정에 관한 내 생각이 보수적임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진보를 자처하며 부부가 서로 자신 할 일에만 골몰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끊기고 결국 이혼으로 이어지는
오늘날의 결혼 세태에 대해서 찬동할 마음은 더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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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느끼는 것이지만, 여자는 강하고 남자는 약하다.
여자는 영리하고 남자는 우둔하다.
그리고 여성이 어머니로써 자각을 할 때,
그 힘과 지혜는 이 세상 어느 것 보다도 높아진다.
어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그 때문이다.
누군가를 보조하고, 기둥이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열등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여태까지 가정에서 어머니가 이런 존재로 있어왔다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우월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을 반려자로 맞이하고 싶다.
내가 존경할만한, 우리 가정의 기둥이 될 수 있는,
그런 우월한 여성을 반려자로 맞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나 역시 그에 걸 맞는 사람이 되어야겠지.
그러기 위해 오늘도 책을 들고 머리를 싸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