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유영철도 '빗나간 부정(父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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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도 '빗나간 부정(父情)' 있었다
2009년 2월 12일(목) 12:09 [노컷뉴스]
[노컷뉴스 이지원 대학생 인턴기자]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에게도 '부정(父情)이 있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최근 경기서남부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강호순은 “내가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 아들들이 인세라도 받도록 해야 겠다”고 말해, 그 뻔뻔함에 많은 이들이 치를 떨었다. 지난 2004년 부유층 노인과 부녀자 등 20명을 살해해 세상을 경악케 했던 유영철, 당시 이 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이건석 변호사는 “유영철도 자기 자식은 끔찍이 여겼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 변호사가 밝힌 '비화'는 다름아닌 '이문동 살인사건'에 얽힌 얘기였다. 이문동 사건은 지난 2004년 2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골목길에서 의류상가 여종업원이 수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후에 이 사건은 또다른 살인마 '정남규'의 소행으로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유영철은 당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일관되게 이문동 살인 사건을 자신의 범행이라고 주장했고, 현장 검증까지 마쳤다. 그러나 공판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결국 이 부분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영철은 왜 자신과 관련없는 사건에 대해 ‘자신이 했다’고 자백했을까?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유영철이 이문동 사건을 자백한 경위는 경찰이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던 아들을 평생 사회복지 시설에 보내 대학까지 보내주겠다’ 고 유도해서 허위자백을 했던 것” 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영철은 1심 첫 공판에서 이문동 살인 범행을 자백했다가 두 번째 공판부터는 “경찰이 아들의 학자금 보장과 원하는 구치소로 이감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회유에 허위로 자백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 변호사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다른 사건과 달리 유영철이 그린 현장 약도가 부정확하고 범행 방법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는 등 다소 의문이 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유영철이 완강히 자신의 범행이라고 극구 우겨 기소는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고 말했다.
연쇄살인범들이 남의 목숨은 하찮게 여기면서도 자기 자식은 유독 끔찍이 아끼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호순과 유영철 등 연쇄살인마들이 자식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자식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똑같은 것이고 또 자기가 사형에 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식 걱정을 안하는 부모가 있겠느냐"며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자식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자식들도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반면, 싸이코패스들은 다른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피해자의 부모의 심정이 어떨지는 아예 생각하지를 못한다는 것.
실제로 유영철 사건 수사 과정에 참여해 유영철의 옥중 편지 분석에 참여하기도 했던 이 교수는 “유영철의 편지에서도 자기 자식에 대한 애착이 나타났었다” 며 "유영철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부모에게 버림받았던 이야기 등 사연 하나하나가 구구절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하지만 유영철의 문제는 모두 자기 입장에만 심취되어 있었다는 것”이라며 "아들에 대한 특별한 애착도 결국 이러한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이었고 이러한 사고방식은 싸이코패스들의 일반적인 특성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