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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06 [스크랩] 좋은 예배자가 좋은 예배를 만듭니다.

역시 정석규 교수님이 올리신 컬럼입니다. 교수님의 사이트는 http://cafe.daum.net/tanak 입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예배에 대한 감격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였습니다. 지금의 군대는 그렇지 않겠지만, 제가 군에 있었던 80년대 초에는 졸병이 주일날 교회에 가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저의 부대에는 주일날 해야될 작업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졸병이 교회를 간다고 말하는 것은 그러한 작업을 고참들에게만 맡기고 졸병인 나는 그것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고참들에게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간다고 허락을 받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예배를 빠진 주가 거의 없었습니다. 교회는 저의 부대에서 걸어서 약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습니다. 11시 예배이므로 10시 40분에는 떠나야 하는데, 저는 대부분 고참에게 예배 10분 전에 허락을 받고 10분 동안 열심히 뛰어서 교회에 갔습니다. 숨이 차고 땀이 났지만, 그러한 상태에서 교회에 도착해서 기도를 드리면 눈에서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습니다. 예배를 드리지도 않았는데도, 교회에 들어가기만 하면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평안함이 있었고, 하나님의 보호 안에 들어왔다는 생각으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날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도 전에, 찬양을 부르기도 전에, 저는 감동을 받은 상태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기에 그 예배는 은혜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보면 군대에서 드리는 예배는 부족한 점이 참 많이 있습니다. 때로는 목사님도 없이 예배를 드렸고, 성가대도 없었으며, 조율도 잘 되지 않은 피아노로 반주를 하면서 찬양과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군인들은 예배를 통해 은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예배를 드리는 군인들에게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간절함과 예수님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예배는 좋은 교회당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예배는 좋은 성가대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예배는 좋은 환경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이 모든 것이 좋은 예배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좋은 예배를 만드는 것은 그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입니다.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님이 없어도, 아름다운 찬양을 드리는 성가대가 없어도, 좋은 시설의 교회 건물이 없다할지라도,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을 만난다는 감격이 있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 있고, 그 가운데 성령님의 임재하심이 있다면 그 예배는 좋은 예배입니다.

예배를 드릴 때마다 저의 마음 가운데 한가지 욕심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예배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예배의 감격과 은혜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놓치기 싶지 않은 예배에 대한 소망입니다. 그런데 예배의 인도자로 예배를 드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예배에 대한 감격이 다르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예배의 인도자로 예배를 드릴 때는 예배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예배를 통한 은혜와 감격을 거의 빠짐없이 경험하는데, 예배의 참석자로 예배를 드릴 때는 감격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왜 그럴까"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각하면서 발견한 것은, 예배의 인도자로 예배를 드릴 때는 예배에 대한 준비를 하고 기대감을 갖고 예배를 드리는데, 그냥 참석자로 예배를 드리는 경우는 준비없이 드리는 예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배자가 예배를 신령과 진정으로 준비하면 그 예배가 감격의 예배가 되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그 예배는 은혜의 예배가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예배자가 준비한 만큼 은혜를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혜의 예배는 예배자가 만듭니다.

예배는 하나님과의 만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배 가운데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시며,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만남이란 일방적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기를 원하신다고 저절로 그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쌍방이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 때 그 만남에는 더 큰 교제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배를 통한 하나님과의 만남은 예배자인 우리들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예배자인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것을 기대하며 준비하면 그 예배는 은혜와 감격의 예배가 됩니다.
이스 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의 만남인 예배를 드릴 때 불렀던 찬송이 있습니다. “나 곧 내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며 내가 그 말씀을 바라는도다”(시130:5). 이 찬송이 예배를 드리는 우리 모두의 기도와 찬송되길 원합니다. 예배 가운데 하나님을 만난다는 기대감을 갖고 우리의 영혼이 여호와를 기다리고 주의 말씀을 바라는 주의 자녀되길 소망합니다.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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