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는 칭찬을 받고 싶어요."
박명환(11·초5)군은 말이 끝나자마자 엄마 이혜경(44)씨의 손을 잡아 슬그머니 자기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옆에 있던 동생 경환(9·초3)이도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여의도공원에 나들이 나선 형제는 엄마의 인색한 칭찬에 서운함이 많았던 듯했다.
맞벌이 주부인 이씨는 형제를 키우며 아이들과 많은 약속을 한다. 그러나 그 약속이라는 것이 아이들과 협의해 이뤄졌다기보다 엄마의 바람이 많이 들어간 것이라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경우 이씨는 아이들의 사정을 일일이 들어줄 수 없어 꾸중을 하게 된다.
"꾸중할 때는 논리적, 이성적으로 하게 되지 않고 그동안 조금씩 쌓였던 안좋은 감정을 폭발시키게 돼요. 그래서 아이들을 야단치고 나면 오히려 제 마음이 더 안좋아요."
칭 찬을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칭찬은 벌을 주는 것에 비해 체계도 없고 인색하다고 말한다. 이씨는 "칭찬을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수시로 해줄 거리가 있는데 아무래도 칭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엄마에게 칭찬받고 싶을 때 명환군은 자신의 머리 위에 엄마 손을 갖다대는 것으로 의사 표시를 하곤 한다. "일상에서 아이들의 재능을 살리고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칭찬만큼 좋은 것이 없어요." 이씨는 꾸중보다 아이들 교육에 효과적인 칭찬을 생활화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자신감'이며 자신감은 아이의 평생을 결정짓는다. 아이가 자신감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모의 칭찬과 꾸중은 중요한 수단이 되지만, 칭찬을 무조건 많이 하거나 꾸중을 적게 해야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자신감이 생길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 아동심리상담 전문가로 활동 중인 상진아(33·여)씨는 최근 '칭찬과 꾸중의 힘'(랜덤하우스코리아)을 내놓았다. 이 책에서 그는 미국 명문 대학의 아동 교육 연구와 다양한 아동 상담 사례가 접목된 자녀 교육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이메일을 통해 상씨로부터 칭찬과 꾸중이 아이에게 미치는 효과에 대해 들어보았다.
그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외향적이거나 공부를 잘 하면 자신감이 넘친다는 오해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향적이라고 해서 꼭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내성적이라고 해서 자신감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잘 못된 칭찬과 꾸중을 받은 아이는 겉으로는 자신감이 넘쳐 보일지 몰라도 마음 속에는 불안과 긴장이 가득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기적 자신감이 아니라 긍정적 사고를 가진 아이에서 건강한 자신감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 이것이 우리 부모들이 아이에게 준비시켜줘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칭찬하는 법에 대해 상씨는 평가보다는 항상 부모가 바라보고 있다는 관심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무조건 칭찬하게 되면 '칭찬 중독'에 걸려 수동적인 아이가 되기 쉽다고 조언했다. 재능보다는 노력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번 야단칠 때 일곱 번 칭찬하는 1대7 법칙이 가장 이상적인 꾸중법이라고 소개했다. 무조건적인 야단보다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안된다'며 복종을 강요하기보다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지나친 칭찬은 자기중심적인 자만심을 키우게 되고, 잦은 꾸중은 자신감을 잃게 하므로 효과적인 칭찬과 꾸중의 기술을 익히려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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