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에서 열린 권영진 새누리당 전략조정단장과 표창원 전 경찰대학 교수님과의 1, 2차 토론.. 다 봤다... 토론을 지켜보면서 느낀 바는.. 양쪽 다 일리가 있다...
일단 정리를 하자면, 새누리당이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의 인권을 옹호하면서 계속 김씨를 변호하는 이유는 절대로 김씨의 인권때문이 아닐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권영진 단장이 토론중에 솔직하게 이야기 했는데. 2002년 김대업씨의 악몽 때문이다. 당시 김대업씨가 이회창씨 아들들의 병역 문제에 대한 의혹을 제기를 하면서 이회창씨가 굉장히 어렵게 선거를 치뤘다. 결국은 이인제씨가 단독으로 대선에 도전을 하는 악재와 맞물려서 정권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된 상황에 깅대업씨가 제기한 병역 문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주고 난 후에 김대업씨가 제기했던 의혹들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드러났고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 되었다...
이번 국정원 사건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제 2의 김대업씨 사건이 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 사건은 본질상 대선이 끝나야 의혹이 풀릴 사건이다. 만약에 국정원이 정말로 여론 조작 행위에 관련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2002년 김대업씨 경우처럼 단순한 의혹으로만 끝나게 된다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정말 뼈 아픈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엑션을 취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새누리당의 주장을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말로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을 걱정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볼 일은 아닌것 같다. 2차 토론에서 표창원 교수가 한진 중공업 사태때 309일간 기중기 위에서 농성을 한 김진숙씨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서 지적을 했다. 새누리당의 권영진 단장 입장에서는 매우 뼈 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모습이 새누리당의 모습이다. 제주도 강정마을 사태, 용산 참사, 명박 산성 등등의 일들을 뒤돌아 볼 때, 말로는 인권 인권 하지만.. 실제로 새누리당이 누군가의 인권을 옹호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참 먼나라 이야기이다. 나는 새누리당이 정말로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을 걱정해서 저런 행동과 논리를 편다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영진 단장이 이야기 한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인권 문제가 완전히 무시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특히 국정원 여직원이 기자 한 명, 국회의원 한 명, 민주당 당직자 한 명, 경찰 한 명 그리고 자신의 가족이 들어오면 문을 열어주겠다고 했는데도 민주당 쪽에서 그 제안을 거부했다는 부분은 이 사건이 단순한 국정원의 선거 참여 사건으로만 생각할 사건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또 표창원 교수에게 의아한 것은 권영진 단장이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고 여러번 질문을 했었다. 그런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표창원 교수의 경우 표창원 교수가 나온 이유는 꼭 이 사건 때문에 나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차 토론 말미와 2차 토론 초, 그리고 말미에 표 교수는 자신의 보수주의적 정체성을 밝힌다. 특히 2차 토론 말미에는 국가 권력과 그룹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표 교수가 토론에 참여해서 하고 싶었던 부분은 단순히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의 안일함을 질책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권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사건을 이해함에 있어서 증거인멸 우려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국정원 여직원이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을 때 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었던 이유는 증거인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증거가 어떻게 인멸될 수 있는지 그 정황을 좀 설명을 해 줄 필요가 있다. 사회자와 권영진 단장이 어떻게 증거가 인멸될 수 있는지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기술적으로 어떻게 증거가 인멸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만 한다..
또 한 가지 문제가 40여개의 아이디와 수천개의 로그인 기록에 대한 부분이다. 이 40개의 아이디가 각기 다른 사이트들에 대한 아이디라면 권영진 단장이 이야기 한 것처럼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만약에 댓글 알바를 하고자 했었다면, 따라서 표창원 교수가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사이트에 아이디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개의 주민등록 번호를 필요로 했었다면, 이건 이야기가 다르다. 한 개인이 여러 다른 사이트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아이디를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한 사이트에 수십개의 아이디를 가지는 것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또한 표 교수에 대해서 정말로 궁금하게 생각 했었던, 국정원 여직원의 제안을 민주당이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도 역시 표 교수는 함구했다.... 정작 중요한 쟁점 요소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은 것이다.
결국 표 교수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 사건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사건을 계기로 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국가 권력과 경제 권력에 대해 비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론은.. 보수 정신 차리라는 이야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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