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학생 개개인의 특성이 인정받지 못하고 획일적으로만 접근하려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가 나타나 있는 사회 문제인 듯 합니다.. 우리의 자화상... KAIST 학생들의 죽음은 결국 우리의 죽음을 대변해주고 있을테지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302118525&code=940401

 

30일 오전 9시30분 대전 유성구 구성동 카이스트(KAIST) 캠퍼스.

이곳도 분명 봄은 왔다. 캠퍼스 여기저기의 나무와 풀은 파릇파릇 새싹을 내보이며 봄을 알렸다. 그러나 학생과 교수의 마음은 아직 한겨울이다. 전날 전해진 이 학교 4학년 장모씨(25)의 자살 소식과 다른 학교에 비해 한 달 가까이 빨리 시작된 중간고사가 캠퍼스를 무겁게 짓눌렀다.

“짧게는 등록금이 걸려있고, 길게는 인생이 걸려있는 중간고사 때문에…. 한가롭게 이야기 나눌 형편이 못됩니다.”

◇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공부합니다” = 신입생 ㄱ양(19)을 만났다. 일반고를 나와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학생이었다.

“3개월 사이에 우리 학교 학생 3명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한 사람은 저처럼 입학사정관제로 들어온 선배고, 다른 이는 같은 동아리 선배고…. 정말 무서워요.”

KAIST생이라는 자부심에 빠져 있어야 할 신입생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다.

“저도 과학고 나온 다른 친구들에 비해 수학 등을 따라잡기 힘들어요. 벌써 ‘내가 왜 이 학교에 왔나’하는 후회도 밀려오고….”

그런 그에게 지난 29일 저녁 중간고사를 준비하다 또 다른 카이스트 학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시험공부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비단 ㄱ양뿐이 아니었다. 이날 캠퍼스에서 만난 대부분의 1~2학년생들은 시험과 성적에 따른 심한 중압감을 호소했다.

특히 성적이 떨어지면 국내 최고 수준의 ‘등록금 폭탄’이 떨어지는 성적평가 및 등록금 제도가 학생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불완전한 이종교배 = 최근 KAIST 캠퍼스에는 다른 성장 과정을 거친 ‘1등 인생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동안 KAIST는 수학과 과학을 잘 하는 ‘과학고 출신 영재’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이른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된 일반고나 전문계고 출신 인재들이 대거 입학했다. 캠퍼스는 일견 활기가 도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과목별 학력이 다르고, 관심 영역이 다른 학생을 한 곳에 모아 똑같은 교육을 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반계고와 전문계고 출신 학생 상당수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월 숨진 과학영재 조모씨는 미적분학에서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학년 이모씨(20)는 “일반계·전문계 고교 출신자 중 일부는 수학 등 일부 과목의 실력 편차가 크기 때문에 개별교육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학점 취득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 신입생 학부모 홍모씨(52)는 “학교 측이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뽑았다고 자랑하면서도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성장과정과 학력이 다른 학생들을 똑같은 기준으로 가르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KAIST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적이 낮으면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물리는, ‘페널티(벌) 중심’의 학사운영 방식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한편 KAIST 측은 30일 학생들의 고민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상담센터의 상담전분가 수를 현재 4명에서 6명으로 늘리는 것 등을 골자로 한 대책을 내놨다. 이승섭 KAIST 학생처장은 “학교 내에 국내 최고 의료진으로 구성된 스트레스 클리닉을 설치하기로 했다”면서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새내기 지원실’도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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