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취업 문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살기에 점점 더 어려운 현실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 사회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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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시즌 맞은 대학가
취업도 못했는데 학자금 상환 어쩌나…‘우울한 졸업식’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 학위수여식이 열린 25일.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의 웃음소리에는 봄냄새가 물씬 풍겼다. 꽃다발을 한아름 든 채 가족, 친구와 사진을 찍는 모습. 대학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설렘이 가득한 졸업식 풍경이다.

하지만 고려대 학위수여식에서 만난 오모(27·문과대)씨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취업준비생 혹은 백수라 불리는 처지 탓이다.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게 취업에 조금이라도 유리하다는데, 어려운 가정형편에 떼밀리듯 졸업식장에 섰다. ‘졸업유예’를 하는 데 필요한 한 학기 최소 60만원의 등록금은 너무 큰 짐이다.


◇25일 서울의 한 대학 졸업식에서 학위수여식을 마친 졸업생이 졸업가운을 입은 채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종덕 기자
오씨가 지난해 등록금을 내기 위해 대출받은 돈은 800만원에 이른다. 빌린 직후부터 다달이 내는 이자만 7만원. 원금 갚을 생각만 하면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꽃다발을 건네는 부모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오씨는 “졸업의 기쁨보다 당장 취업해 빚을 갚아야 한다는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경영대 한모(28)씨는 아예 졸업식에 나가지를 않았다. 속도 모른 채 “졸업식인데 왜 안 오느냐”고 채근하는 친구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그는 졸업식장에 서서 환히 웃을 자신이 없었다.

그도 네 학기 등록금으로 1500여만원을 빌렸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한달 이자 10여만원을 제때 갚는 게 벅차기만 하다. 혹시 연체라도 하면 취업에 불리할까 매달 초면 신경이 곤두선다. 원금 상환 시기까진 아직 5년이 남아 있지만, 그 전에 빨리 취직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슴을 짓누른다. 한씨는 “대출 빚과 취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졸업식에 나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충북대 공대를 졸업한 윤모(29)씨 사정도 마찬가지다. 취업문제도, 대출받은 학자금 600만원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윤씨는 “앞으로 직장을 구하더라도 마이너스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어 새출발을 더욱 어렵게 한다”며 “남들보다 뒤처져 달린다는 생각에 마음만 더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2년 전 숭실대를 졸업한 이모(30)씨는 이들의 미래 모습일지 모른다. 이씨는 졸업 당시 바로 취업했으나 지금까지도 월급 대부분을 학자금 갚는 데 쏟아붓고 있다. 그는 “직장을 못 구한 친구보다 못한 생활을 하는 것 같다”며 “끼니를 제때 챙겨먹지 못했다가 결핵에 걸린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진보연대 김동규 민생국장은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지방 출신 학생은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해 4년간 1억원 정도가 들지만 대졸자의 60%는 바로 취업하지 못한다”며 “등록금을 내리지 않는다면 정부가 학자금 대출 지원을 늘려야 하는데, 지금처럼 시중은행 이자율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학생을 상대로 돈 놀이를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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