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제가 가지고 있는 비슷한 점이 하나가 있어요.. 그것은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할 줄 모른다는 거에요..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챙겨주고 싶다거나.. 어떻게 해 주고 싶다거나.. 뭐 제 주변의 다른 분들은.. 이런 마음들을 많이들 느끼시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이것 저것 챙겨주고 그런 것들을 하세요.. 그런데.. 저는 아예 그런 생각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다른 사람을 봐도 그냥 무덤덤한 거지요..

사람이 친해지려면 서로간에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뭐도 하고..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데.. 저는 누구를 만나던 궁금한 것도 없고.. 있으면 있는가 보다.. 없으면 없는가 보다.. 뭐.. 그렇거든요..

그런데 저의 이런 성격이.. 아버지도 그러세요.. 집에 어머니랑 계시면 어머니는 집안일 이것 저것 보이는 게 있으시고 필요한 게 있으시니까 분주하게 다니시면서 이것 저것 하시는데.. 그러면 아버지는 도와주시고 하면 좋잖아요.. 그런데 울 아버지 꼼짝도 안 하세요.. 그게.. 제가 가만 보고 있으면 "너 혼자 엿먹어라" 이런 마인드가 아니라.. 어머니가 도움이 필요하시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을 못 하시는 거에요.. 그러다 어머니가 뭘 도와달라 하시면 투덜투덜 하시면서 도와주시거든요... 뭐.. 물론 건성건성..

전에는 저도 어머니가 분주하게 다니시면 "울 어머니 또 왜 귀찮게 일은 만들어서 그러시나.." 싶었는데.. 지금은 어머니가 하시는 일들이.. 뭐 정말로 필요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필요한 가정사에요.. 그런데 그냥 가만히 계시는 아버지를 보면.. 저도.. "울 아버지 왜 저러시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 순간 저 자신을 보면.. 저도 아버지하고 똑같아요.. 사실 다른 사람들을 챙겨주고 품어주고 하지 않는 것이.. 그게 제 안에 그런 마음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자체를 제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특정 상황에서 뭔가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안 해보던 거라서.. 어떻게 챙겨줘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마는 경우도 많고요..

결국은 마음이 문제인데.. 이런 마음도.. 어떤 법칙 같은 것이 있더라고요.. 보통 상처가 많고 아픔을 많이 겪었던 사람일수록 자신이 겪었던 상처와 아픔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잘 할 거라고 생각들을 하시는데.. 그런데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아요.. 자신의 상처.. 아픔이 있는 사람은.. 항상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상처와 아픔에 관심을 두고 신경을 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보지 못해요.. 항상 가지고 있는 관심사가.. 어떻게 하면 상처를 덜 받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상처로 인해서 생긴 못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릴 수 있을까.. 뭐 이런 문제가 주된 관심사라는 이야기지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필요와 다른 사람의 부족한 부분에 관심을 둘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지를 않는 것이고요.. 그것이 굉장히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낳으면서.. 결국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더라고요.. 사역을 하면서도.. 사실은 제 내면의 문제로부터 벗어나지를 못하니까.. 사역 대상들의 필요나 부족함들이 눈에 안 들어와요.. 저는 제 안에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만 해도 많이 벅차거든요..

사실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제가 적대적이라거나.. 혹은 마음에 독한 마음을 품고 일부러 다른 사람들을 안 챙기는 것은 아닌데.. 마음도 그렇고 생각도 그렇고.. 그렇게 안 가요.. 꼭 다른 누군가를 챙겨줘야 할 타이밍이 지난 이후에 아차 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아.. 누구 누구가 이런 저런 것들이 필요했나 보구나.. 내가 이러 저러한 것들을 해 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때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을까??" 이런 생각들을 꼭 한 번씩 들곤 하니까요..

일반 게시물에 며느리 노릇을 그만뒀다는 내용의 글을 스크랩을 해 두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는 생각 드시죠?? 그런데 그런 경우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 시어머니라는 분도 그렇고 시아버지라는 분도 그렇고.. 내면에 감추고 싶은 뭔가가 있을 거에요.. 온통 신경이 그리로만 가 있으니까.. 사실은 다른 사람이 눈에 안 들어오는 거지요.. 다른 사람을 생각할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는 거에요.. 이런 사람들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이 신경 쓰고 있는 내면의 무언가를 만져줘서 거기에서부터 자유하도록 도와줘야 하는 거지요... 일종의 마음의 병이라고 해야 할거 같아요..

뭐.. 이런 분들 돈을 안 준다던지.. 그런 충격요법을 쓰면 바뀔 것으로 많이들 생각들 하시는데.. 안 바뀌죠...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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