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계속해서 여러 가지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 문제.. 참 어렵네요..
피해자 측도 이해가 가고.. 또 학교 측도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딱 하나 이해가 안 가는 측이 있는데.. 배00 군 측은 이해가 안 가네요..
뭐 사건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계시겠으나 제가 알고 있는 바를 잠깐 브리핑을 해드리자면.. 고대 의대 학생들 몇 명이서 여행을 갔나봅니다... 여행을 가서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고 난 후에 학생들이 잤는데.. 문제는 이 학생들 중에 여학생이 한 명이 끼어있었다는 사실인듯 하네요...
여학생이 숙소(조그마한 방)에 들어가서 자고 있었는데 같이 술을 마시던 남학생 세 명이 이 여학생을 겁탈한 사건이지요...
세 명의 남학생들은 고발조취 되었고.. 그 이후부터 세 그룹이 서로 줄다리기를 합니다..
일단 지금 쟁점은 가해자인 세 명의 남학생들을 출교 조취 할 것인가 퇴학 조취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네요.. 출교 조취를 하게 되면 이 세 명의 남학생들은 앞으로 절대로 고려대학교에 다시 들어올 수 없고, 또한 의사 자격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도 영구박탈 된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의사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반면에 퇴학 조취가 내려지게 되면 당장은 고려대학교에서 쫓겨나지만 앞으로 다시 학교에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고, 의사 시험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현재 학교측과 가해자 측은 퇴학 처분을 원하고 있고, 피해자 측과 일반 시민들은 출교 처분을 주장하고 있지요.. 제가 보기에는 이쪽도 저쪽도 참 어려운 상황이네요..
먼저 피해자인 여학생 측인데요.. 억울하게 당했으니까 가해자측이 정당한 벌을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일단 가해자 학생들이 퇴학 처분을 받게 되면 피해자 여학생 측에서는 심리적으로 많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단 이 여학생은 가해자들을 두 번 다시 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심령이 하해와 같이 넓어서 가해자들을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못하는 이상 피해를 당한 사람이 가해자를 계속 만나는 상황을 생각 한 다는 것은.. 당시 추행을 당하는 때와 같은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만일 이 학생들이 출교가 아닌 퇴학을 당한다면 피해자 여학생이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처벌이 보통 솜방망이 처벌이라서 일단 퇴학 조취가 내려진다면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재 입학 시키지 말라는 법은 없을테니까요.. 또 의료계라는게 그 pool이 그렇게 넓지는 않을겁니다.. 같은 의료업에 종사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또 다시 얼굴을 맞대게 될 날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점들은 피해자 여학생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만일 남학생들에 대해서 출교 조취를 취하지 않는다면, 여학생 스스로 의학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 몰리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잘못은 가해자들이 했는데, 벌은 피해자가 받는 상당히 기형적인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정치인들과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도 강하게 출교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맥락은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은 것 같아요.. 가해자 학생들을 아예 의학계에서 떠나보내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이 결국 여학생이 스스로 의학을 포기하도록 몰아부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렇게 되면 가해자는 남학생들인데 남학생들에게는 잠시 얼마간 학교를 떠나있게 하는 약간의 불이익만을 주고, 여학생은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6년간 공부해왔었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벌을 받게 되는 이상한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문제는 남학생들을 강하게 처벌함으로써 최대한 피해자인 여학생을 보호해 주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불어서 한 가지 더 논란이 되는 것은 우리사회 지도층의 moral hazard 문제입니다.. 우리 나라 지도층 사람들의 모럴 헤저드는 이미 우리 사회의 크나 큰 문제로 대두되어 있는데.. 이 학생들에게서도 그러한 사회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의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적 지위로 보았을 때 사회의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의학생이 6년간 알아왔던 여학생을 강간을 하는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는데, 이 문제가 그냥 솜방망이 처벌로 유야무야 지나갔을 때, 과연 의사가 된 후에 이 학생들이 도덕적으로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게 되겠느냐는 것이지요.. 이런 엄청난 잘못도 그냥 넘어갔으니.. 더 한 잘못을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또 사회적으로도.. 이런 잘못을 덮어주고 넘어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계속 여성에 대한 성추행이나 또는 다른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지요.. 따라서 다수의 국민들과 정치인들.. 또 사회적 지식인들은 이 문제는 반드시 출교를 통해서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상당히 이유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은 고려대 학교측의 입장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이러한 일반 국민들과 정치인들과는 조금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이 다른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고려대학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교육기관을 단순히 직업을 가지기 위한 기술만을 가르치는 곳으로 생각을 하기 쉬운데, 진정한 교육인들은 기술교육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교육인들의 목표는 이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 갈 일꾼들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꾼을 길러내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과 순간적인 오판으로 실수를 하기도 하고 또 일탈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로 보고, 자기 자신을 바로 보고.. 자신의 환경과 어려움을 극복해내서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위치로 돌아오게 하는 것.. 이 것은 교육에 있어서 핵심입니다.. 교육은 이러한 사람들이 자신을 잘 제어하고 바른길로 돌아오도록 인도하는 모든 일련의 행위들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에서 올바른 사회인이 되는 길은 큰 의미에서 본다면 자신의 환경으로 인해서 생긴 잘못된 가치관과 습관등을 제어하고 사회를 위해서 더욱 건강하고 올바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을 의미를 합니다.. 직업을 위한 기술은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교육가라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틀렸다고 이야기하고 비난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맡겨진 학생이 단 1%라도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 절대로 그 학생을 포기해선 안 됩니다.. 기회를 줘야 하고, 믿어 줘야 하고.. 학생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 습관, 가치관을 버리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또 사회의 공익을 위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도록 끌어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이 진정한 교육가이고 진정한 선생일겁니다...
지금 고려대학교의 상벌위원회는.. 자신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사회는 가해 학생들을 질타하고 비난하면서 몰아부치더라도.. 교육가라면 그 학생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올 가능성을 보아줄 수 있어야 하고.. 또 그 학생들의 장래를 걱정해 주어야 하겠지요.. 그 학생들이 고려대 학생들이 아니라면 모를까 고려대 학생이 된 만큼.. 다른 사람들은 그 학생들을 포기하더라도.. 이 사람들은 그 학생들을 끝까지 포기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려대학교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가며.. 나름대로 자신들의 소신을 지키면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위의 다른 그룹들의 입장은 모두 이해가 가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소신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문제는 이 가해자의 태도네요... 참.. 마음이 쓰립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잘못 한 것은 잘못 한 것입니다.. 확실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들이 받아야 할 벌을 달게 받는 그러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모습에 있어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배00 학생이 문제인데.. 이 학생측은 자신은 여학생을 성추행 하는 것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지요.. 그러면서 자신이 빠져나가기 위해서 피해자 여학생에게 불리한 설문 조사를 하고.. 측히 배00 학생의 부모님은 피해자 측에 협박을 가하고 윽박지르는 행동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가해자측이 하는 행동은 지금의 상황에서 참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건 정말로 올바르지 못 한 것 같아요...
뭐 배00 학생이 피해자를 성추행 하는데 동참을 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상황에서 배00 학생측이 피해자를 계속 윽박지르면서 궁지로 내 모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일지는...
어쨋든.. 이 문제는 이렇게 네 개의 그룹에 있는 사람들의 처지와 가치관들이 서로 얽히 헑히 섞여 있는 문제라서..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네요...
문제는 사회 정의의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피해자 측과 교육 철학으로 접근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측이 둘 다 틀린 주장은 아니라는 것인데요.. 사실 두 주장 다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관들이니까요.. 따라서 서로 상반되는 것 처럼 보이는 양측의 주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풀어가느냐가 핵심일 것 같네요.. 이 부분은 그냥 단순 비교로 가서는 곤란할 것 같고.. 우리 사회에서의 교육 철학의 위치와 사회 정의의 가치가 필요한 부분들을 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네용.. 그런데.. 가해자측의 지금의 태도는...
2주 전에 런닝맨을 보니깐 차태현이 반칙하는 것을 보고 신세경이 한 마디를 하더군요.. "저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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