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학생들과 교수들의 자살 사건으로 소동이 있었던 KAIST에 관한 기사이다. 추가 모집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목표했던 신입생 모집인원에 미달 사태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간 있었던 자살 사건들과 KAIST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가 분명히 그 전에 비해 KAIST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맞지 않나 싶다...
KAIST의 서남표 총장은 기사를 둘러보면 좀 극단적이라고 느껴질만큼 경쟁 주의자인 것 같다.. 그 자신이 그러한 삶의 스타일로 MIT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니 그러한 그의 철학이 꼭 잘못된 것이라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일련의 KAIST 사태를 지켜보면서 서남표 총장에 대한 아쉬움을 짚어본다면, 서남표 총장은 생산성을 극대로 끌어올려서 경쟁에서 살아남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은 반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특징인 사회성과 공동체를 너무 등한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존재의 특성상 혼자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상호 의존적 존재이다. 따라서 자신이 속해있는 공동체를 떠나 혼자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는 경쟁이 아닌 상호 협력이다.. 상호간의 신뢰에 기반해서 서로 돕고 끌어줄 때 인간은 삶의 의미와 정체성을 발견을 하게 되고.. 그랬을 때 지속적인 삶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경쟁이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의 삶을 위해서는 삶에 필요한 생활물자들의 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충분한 물자가 공급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성 확대라는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데 생산성 확대와 관련해서는 경쟁이라는 가치가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필요한 생활물자를 충분히 얻기 위한 측면으로 제한되어야지, 경쟁 자체가 삶의 궁극적 가치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경쟁이라는 것을 필연적으로 인간을 떠로 떨어뜨리고 협력을 제한시키는 역할이 있다. 결과적으로 경쟁지상주의가 되면 인간들이 몸은 붙어있으되 서로 단절된채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남표 총장은 분명히 이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을 남긴 것 같다.. 공동체로서의 KAIST를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경쟁만 난무하는 KAIST로 묶어버린 것 같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대 분명 생산효율을 높이고 주어진 과제를 만들어내는 일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뛰어난 면이 있는 반면 인간 고유의 면에 대한 이해와 아울러 어떠한 공동체 전체를 끌고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는 분이신 것 같다.
이번에 총장선임이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오는 KAIST의 총장은 인간의 사회성과 아울러 공동체에 대한 이해가 있는 분이면 좋겠다. 그래서 KAIST의 학생들을 단순히 공부하는 기계나 일하는 기계가 아닌 세상에 이로운쪽으로 도움을 주고 공헌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키워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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