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독교 가치로~~
3년간 극심한 정체기를 겪었었다.. Ultimate(Not Yet) Kingdom of God과 Already Kingdom of God을 동일시 한데서 온 오류로 인한 정체기였다. 장차 올 하나님의 나라의 모든 현실이 현재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 나라를 살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내가 공부해온 Ultimate Kingdom of God과는 많이 달랐었고, Ultimate Kingdom of God 안에서의 삶에서 실패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나 자신의 부족함으로 이해를 했기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들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하나님을 따라서 산다고 바둥바둥 했었는데 내 삶에서 응당 기대했던 열매들은 나타나지 않는 현실을 경험하면서.. 결국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신다고 하더라도 나는 하나님 안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힘도 능력도 아무것도 없는 존재구나.. 하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죽음을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내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내가 이 세상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도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3년을 이렇게 보냈다..
이러한 극심한 슬럼프에서 내가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Ultimate Kingdom of God과 Already Kingdom of God의 현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부터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Already Kingdom of God은 불완전한 나라이고 따라서 내가 그동안 잘못이라고 여기고 있었던 현실이 사실 잘못이 아닌 불완전함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내가 죽어야 할 이유를 상당부분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아울러 나에게 새로운 숙제 하나를 던져주었다..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찾아온 Already Kingdom of God은 어떠한 모습이며 나는 무엇을 의지하며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이 나에게 던져진지는 대략 6개월 정도가 되었고 그 6개월동안 이런 저런 고민들을 많이 하면서 보냈다. 하나님 나라와 민주주의와의 관계.. 하나님 나라와 자본주의의 관계.. 하나님 나라와 윤리의 관계.. 이 땅에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현실적인 모습..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계를 왕의 권세로 다스리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 방법.. 등등등...
이런 고민을 하면서 실제적으로 부딪혔던 부분들은.. 가치와 현실의 갭이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관점에서 기독교가 제시하는 가치는 종종 현실성은 완전히 결여된 경우들이 많다. 우리는 Ultimate Kingdom of God에서 사는 것이 아닌 Already Kingdom of God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인만큼 현실적인 부분에 부딪혀서 현실 안에서 현실적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경우들도 참 많은데.. 이럴 때 가치만 붙들고 있게 되면 현실 자체가 소외되면서 결국 실제 삶에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경우들이 생긴다.. 과연 현실 생활에 크게 도움을 주지 않는 가치를 쫓을 것인가.. 아니면 현실 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쫓을 것인가.. 적어도 내가 가야 할 길은 가치를 따라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현실은 도외시한채 가치만을 따라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가야 할 길은 현실 가운데 직접적인 유익은 없더라도 가치를 이야기 하고 가치를 따라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기독교는 그 특성상 일반적 시선으로 느끼기에는 무가치하다고 생각되는..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되어지는 그런 삶을 주장해야 하는 경우들도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행할 때, 꼭 우리에게 어떤 직접적인 유익이나 또는 열매를 줄 수 있기 때문에만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설령 그 일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는 아무런 유익도 없고 오히려 우리의 희생만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할 지라도 그것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옳은 것이기에.. 그것이 전체적인 지역, 사회, 국가 공동체 안에서 유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것이기에 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좀 많이 돌아왔다.. 그런데 결론은 역시 이것이다.. 비록 Ultimate Kingdom of God과 Already Kingdom of God의 현실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는 여전히 Ultimate Kingdom of God 안에서의 삶을 지향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Already Kingdom of God의 불완전성은 Ultimate Kingdom of God의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단지 Ultimate Kingdom of God의 현실이 우리의 삶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유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우리의 싸움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그리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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