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3개월, 우울증이랍니다.

후기... 같지도 않은 후기입니다.

걱정해주시고 내일처럼 역정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려요. 많은 위안얻었습니다.
신랑이 시댁가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온 후, 다다음날인 어제 저녁
시아버지가 저녁 같이 먹자고 하시더군요.

니네 이사간다는게 뭔소리냐.. 다시 한번 제대로 말해봐라.. 하시길래 신랑이
병원에 가봤더니 우울증이 심각하다고 했다고.. 알게모르게 시부모님이라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했던 것 같다... 라고 말씀드리니

니가 시아버지 아침상 한번 차려 대접하길 했냐, 아침마다 문안인사를 드리길 했냐, 뭐 한게 있다고 어렵다 부담스럽다 그러냐-
요즘엔 결혼할때 다 고르고 골라 결혼시킨다는데 난 고르지도 않고 지들이 좋다길래 결혼시켰는데 대체 교육을 받은 앤지 모르겠다-
보리쌀 서말이면 처가는 쳐다도 안본다고 했는데 왜 처가랑 얽혀 살려고 하냐-
장모 아파트로 들어가면 같이 사는게 아니라고 해도 장모 장인이 자주 집에 올텐데 난 그꼴 못본다-
잔소리 말고 너네가 힘들면 합가하던가 그냥 그아파트 계속 살아라-
단칸방에서도 다 산다, 과천에 있는 12평짜리 아파트 사는 사람들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줄 아느냐-
니네가 아침마다 와서 밭도 갈고 먼저 아침도 챙기고 해야되는게 정상인데, 아침마다 전화하면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일나간다 그러는게 말이나 되냐-
장모 아파트 공기도 안좋고 쫍아터진 집구석을 뭐 좋다고 들어간다고 난리냐-
니네 행실이나 잘하면서 신앙생활이나 해라-
니네 장모도 식당한다는거, 요즘엔 개나소나 다 하는게 식당이고, 다 쫄딱 말아먹는다.
니네 장인도 이번에 건축 강원도 일 들어간다는것도 될지 안될지 모르는거다, 건축이라는게 일이 쉽게 풀리는건 줄 아냐-
잔소리 말고 자격증이나 따라니까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합가해서 시어머니가 애기 보고, 넌 나가서 일해라.

한시간 반을 소리소리 질러대며 저희 말은 딱딱 잘라버리는 시아버지.
이런 시댁이 어디있다고 혼자 망상에 젖어가지고 그런다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대성통곡하고... 새벽에 친정엄마가 4시간 걸리는 거리를 달려와 당장 저와 애기를 데리고 내려오셨습니다.
신랑이 다 해결해서 이사갈 집 구해놓으면 그때 돌려보낸다고.. 참을만큼 참았는데 이건 아닌것 같다고.. 엄마도 강경히 나오시네요..
도저히 저.. 시부모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신랑은 너무 불쌍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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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신랑과 결혼한지 1년 3개월된 주부입니다.
결혼 날 잡고 임신인걸 알아 지금 아들이 10개월입니다.

저희는 시댁 코앞에 살고있습니다.
시어머니 시아버지 아주 정정하시고, 시아버지는 이 동네 주름잡는 마당발.
결혼전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같이 살자, 못살겠다, 무조건 집으로 들어와라, 싫다.... 실갱이 끝에 결국 시댁 코앞에 다 쓰러져가는 20년 넘은 아파트 전세 3천 얻어주시더군요.
같이 안사는게 어디냐- 하며 아는 이 하나 없는 이곳으로 이사왔습니다.
같이 산다는건 정말 무리였습니다. 철없는 시동생 둘, 저와 신랑, 아기, 시부모님까지 30평대 주택에서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습니다. 글로 쓰자면 한도끝도 없겠지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이사오는.. 그 낡디 낡은 18평 집에 도배, 장판, 페인트칠 하나도 안해주신다 하여 배불러서 신랑과 둘이 직접 페인트칠하러 다녔던 일,
아기낳자마자 시어머니, 문따고 집에 들어오시더니 신랑 아침밥 안차려준다고 뭐라 하셨던일,
아기낳고 3주째 되는 날, 성화에 못이겨 성당에 갔더니 성당 사람들에게 며느리가 되어서는 코빼기도 안비친다고 소문내 놓으셨던일....
아가가 10개월되는 지금까지 애기 양말 한쪽 안해주신 분들입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시키는게 많으신지..
신랑이 영업직인데.. 시간이 남는다고 생각하시는지.. 무조건 부르십니다.
집에 개가 풀렸다.. 밭을 갈러와라.. 차가 고장났다.. 병원에 가야한다... 등등등.
하루에 신랑 전화가 10통 온다치면 8통은 그집식구들에게 오는 전화입니다.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계속 전화옵니다.

신랑과 제가 어디 나가있다 해도 무조건 들어오랍니다.
그래서 신랑은 저와 애기와 어딜 나가도 시댁에서 전화오면 거짓말을 합니다.. 일하는 중이라고.. 제가 무슨 불륜상대도 아니고.. 왜 숨겨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주일에 3번은 기본으로 집으로 부르시고, 명절때도 연휴내내 끌고다니십니다.
친정은 당연히 안가는 건줄 아시고.

저보고는 신종플루가 돌고있으니 집문밖으로도 나가지 말라하시고,
감기 걸릴지도 모르니 문앞에도 나가지 말라하시고.

하루는 집앞 세탁소에 다녀왔는데
어디서 들으셨는지 바로 전화오셨습니다.

애기 데리고 어딜 돌아다니냐고.. 당장 집에 들어가라고.. 밖에 나돌아다니지 말라고.

얼마전, 시아버지가 이 좁은 동네에 부동산을 차리셨습니다.
막내시동생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서 차렸는데, 내년에 군대를 가야한답니다. 그러면 내년엔 부동산 문을 닫게 생겼다고, 저보고 공부를 해서 올해안에 자격증을 따랍니다.
공부해보려고 노력해봤지만,
기어다니며 사고치고, 막 잡고 일어서느라 쿵쿵 넘어져대는 아가.. 밥먹이랴 보살피랴 재우랴 씻기랴 놀아주랴.. 공부할 틈이라고는 하루 1시간도 안나더군요.
게다가 좁은 골방.. 곰팡이까지 피는... 이집에서 하루종일 저에게만 매달리는 아가..

시어머니보고 그럼 애기 좀 봐달라했더니..
하루 와서 2시간 봐주시더니.. 애기가 울고 너무 힘들다고 하며 가시더니 전혀 안오시더군요.

친정엄마가.. 제가 불쌍하였던지.. 엄마가 월세주고 있는 아파트에 그냥 들어가 살으라고 하셨습니다.
절대 안된답니다. 어디 처가쪽이랑 친해지려 하느냐고...

결국 그렇게 무산되고..
신랑은 지금 일도 거의 못하고 부동산에서 하도 불러대는 바람에 거의 아침부터 밤까지 매일 부동산에 붙어살다시피 하고있습니다.
저희 저축해둔 돈 한푼도 없구요. 한달벌어 한달 먹고삽니다.
시댁에선 이 부동산이 너희꺼가 될거라며..
땅보러 가자고 신랑에게 운전시키고, 막내시동생은 3시부터는 야간대 수업을 들으러가야한다고.. 신랑에게 무조건 부동산에 붙어있으며 실무를 배워놓으랍니다.
그래놓고 돈은 커녕... 기름값도 한푼 안주십니다.

애기는 커가는데 굶어죽게 생겼습니다.

보다못한 친정엄마가... 저희 명의로 식당을 하나 차려주신다 하셨습니다.
엄마가 주방일을 맡아해줄테니 엄마에겐 월급 200만 주고, 다 저희가 가져가라고.. 그래야 너희가 살림도 피고 돈도 좀 모으지 않겠냐고.. 몇년만 열심히 노력해보자고..

시댁식구 난리 났습니다.
저와 신랑을 불러 앉혀놓고
어디 처가랑 가까워지려 하느냐고... 음식점은 다 망한다고..
저보고 공인중개사나 따라니까.. 왜 딴생각하고있냐고..

제가 자격증따도.. 그 부동산 저희꺼 되는거 아닙니다.
시아버지가 계속 하실거랍니다..식구끼리 같이 먹고사는거랍니다. 시댁식구 4명에다.. 저희식구 3명입니다..
이 좁은 시골 부동산에서 얼마나 떼돈을 번다고..

제 말은 딱딱 잘라대며 무조건 난리만 치시고.. 시동생은 뭐가 그리 똑똑하고 잘났는지.. 요즘 누가 식당을 하냐며..

그날 집에 돌아오자마자 갑자기 설사를 쏟아내는데.. 탈수증상이 와서 안되겠어서 병원에 갔습니다.
정말 건강하고 낙천적이고 밝던 저였는데..
결혼 후 병원가서 링거 맞은게 벌써 3번입니다.
저 단한번도 잔병치레도 없던 사람입니다.

검사받아봤더니.. 신경성인것 같다고 하길래..
생각해보니..

요즘 하루종일 멍-하고, 계속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집에만 있은지도 몇개월 되었고..
사람들 만나기도 겁나고.. 동네가 좁으니 입조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고..
갑자기 눈물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시댁에서 신랑에게 전화만 와도.. 벨소리만 나도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누구에게 속터놓고 얘기하고싶은데 말할 사람도 없고..

그래서 결국 신랑과 신경정신과에 갔더니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이랍니다.
피해망상도 생겼고, 여차하면 죽음까지 생각하는 상황이랍니다.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며 환경개선을 하지 않으면 안된답니다.

아들에게 미안해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지고..

이제서야 신랑.. 겁이 더럭났는지 집에오자마자 공이중개사책 집으로 다 보내버리더군요. 놀고있는 큰동생한테 하라면서...
시댁에선 당장 전화오고 난리났습니다..
신랑이 시댁에 가서 얘기했답니다..
이사가야겠다고. 매번 집해준다고 기다려보라고, 기다려보라고 했으니 돈 좀 보태달라고. 어디가면 월세보증금밖에 안되는 돈이라고.
그랬더니 돈없다고, 임대주택이나 알아보라고 하셨댑니다.
신랑.. 부동산도 이제 안나가겠으니 자기 찾지말고 시동생 부르라고 했댑니다.

친정엄마가 난리났습니다.

그 사람 좋아하고 친구많고, 여행좋아해 여기저기 안가본데 없이 살던 밝은 외동딸,
결혼한지 1년반만에 우울증 만들어놨다고....

이제야 조금.. 시댁에서 벗어날 수 있을듯합니다...
아직 멀었겠지만...
비록 마음의 병은 얻었지만..
곧 나아질 수 있겠지요?
미련하게 착하려했던 제자신이 정말 바보같습니다..
저 응원해주세요.

세상 모든 며느님들, 힘내세요.
할말하시고, 참지 마세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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