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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톡보다가
왠지 저희집 이야기도 하고싶어서 글쓰는 22살처자입니다

글제목이 톡제목이랑 똑같죠?
우선 그 톡 글쓴이님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네, 저도 저희집 가정이 깨지일 바라는 딸입니다.
부모님과, 저, 여동생하나 남동생하나 있는 저희집 5가족입니다.

어릴때는 어려서 그런지 기억이안나서 그러는지
부모님이 싸웠다는 기억이 없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때부터 한달에 한번꼴로 싸우시더라구요.

아빠의 사업문제로, 부모님의 성격차이로 싸우신게
어언 6년이 다되어가네요.

처음에는 서로 소리만 지르며 싸우시던게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더군요..

욕설은 기본이며 서로 몸싸움까지 하시는데 몸싸움도 일방적으로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적도있고 엄마가 아빠를 때리는적도있고
서로 때리시는 경우도 있네요 ㅎㅎ

아빠는 고지식하시지만 저희 남매는 굉장히 아끼세요 정말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잘못을 했을때만 가끔 손을 드시는데 저는 중학교 2학년 지나고
맞은적도없고.. 막내는 초등학교 6학년.. 둘째동생도 초등학교때 맞은게
마지막일 정도로 폭력을 하지않으셨어요
엄마는 신혼초기에는 얌전하고 집에만있고 집안살림만 하시다가
이러면 인생이 재미없을것 같다 느끼셔서 그 이후로 동네에서 부녀회고 통장일이고
하시면서 성격이 굉장히 활달하시고 드새게 바뀌셨데요 지금도 물론
드세시지만 활발해서 저희랑 쇼핑도 자주가고 친구같은 성격이세요

두분의 성격차이가 저희가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데 자신들은 문제가 있나봐요

아빠가 술마시고 들어오는날에는 항상 싸우는 날이고..
엄마가 조금만 늦게들어오는날에도 싸우는 날이고..
부부동반 모임에 다녀와도 항상 싸우는 날입니다..

어릴때는 싸우시는걸 항상 말리기만했는데
지금은 저희도 같이화도 내보고, 말리기도하고 이야기도하고
협박도하고 집도 나가보고.. 그래도 별소용이 없네요..

어느날은 부부동반 모임에 가셔서 친구들과 집에서 맥주한잔하는데
안방 문에 칼자국이 나있더군요.. 피도묻어있고..

엄청울었죠~ 그다음날 엄마한테 물어보니 아빠가 칼들고 오길래 무서워서
안방에서 문잠그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빠가 나오라고 문에 칼질하시다가 손에 상처나신거고..

네.. 이젠무섭습니다.
저희앞에서는 서로 폭력 안쓰시던분들이 이젠 보고있어도
때리시고 의자드시고.. 칼도꺼내시고..

그냥 이럴땐 이혼하시라고 제발 이혼하라고 말도해봤습니다
저에겐 두분다 소중한데 누구하나 다치는게 너무 싫으니까요..

차라리 속시원하게 이혼하시고 서로 상처받지말라고..
그냥 이혼하라고 소리지르고 화를내도 똑같습니다

술드시고 오시는날엔 자고있는 어머니를 때리시고
엄마가 일어나면 다시 싸우시고..

엄마가 술마시고 조금 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칼이란 칼은 다꺼내서 오면죽여버린다고 준비하고 계시고..

정말 보고있으면 너무너무 무섭고 속상해서 하염없이 울기만합니다

그래서 전 부모님보다 동생들이 더좋습니다..
너네는 나오지말라고.. mp3 꽂고 너네는 잠자라고..
내일학교가야된다고.. 일찍가야 하지않느냐고.. 너네는 자라고..
저혼자 그렇게 말리고는 있어요 ㅎㅎ..

솔직히 두분이 정말 큰 사건으로 헤어지시게 된다고 하더라도
두분은 못볼지언정 동생들한테는 용돈도주면서 어떻게 해서든
돈벌어 학비도 대주고 그럴생각이에요
그정도로 동생들은 정말 사랑하거든요.. 물론 부모님도 사랑하지만..

이럴때는 정말 싫어요..
글쓰면서도 눈물나네요.. 에효~

그래도 이러면 안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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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린 날 부터 가정이 깨지길 바랬던 나쁜 딸입니다.
어릴 때 부터 밥상 앞에서 어머니 맞는 거 봤던 기억이랑
술 취한 아버지가 어머니 때리시다가 화난다고 저 까지 밟으려는 거
그거 감싼다고 어머니가 자고 있는 저 이불 안에 넣어서
부둥켜안고 대신 맞아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네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이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2학년 때 결국 이혼하셨는데
전 어머니가 집 나가신 날 제가 미워 나가신 줄 알고
아버지랑 남겨진게 무서워 펑펑 울다가
나중에 집으로 몰래 전화걸어주신 어머니가
곧 데려가겠다는 말 해주신 뒤로는
이제 어머니가 맞는 걸 안 봐도 된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 뒤로도 아버지 어머니의 각자 다른 재혼
또 이혼을 한 두 번 더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이제는 해보지도 않은 결혼이라는 것에 회의를 느낄 지경입니다.

자식된 도리로 남의 가족도 아닌데 우리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길 바라는 거
솔직히 상황이 어찌 됐고를 떠나서 잘됐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요.
저도 님의 사정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차라리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 만큼
어린 나이부터 힘드셨을 생각하니 맘이 넘 아파요.

일단 밑에 어린 동생들 잘 챙기시구요.
어릴 때 주위 어른들이 늘 그러시더군요..
아버지 어머니가 이혼을 하든 다툼을 하든
그 분들이 자식인 널 포기할리는 없고
그 분들만의 일이니 네 삶에 영향을 받아선 안된다.
그럴 수록 학업에 충실해라.

커보니 알 것 같아요.

결국 나에게 나만의 어떤 삶이 있듯(내 삶이 엄마 아빠의 딸으로서의 삶만 있는 건 아니듯이요), 부모님에게도 그런 법이라구요.. 아빠, 엄마로서의 삶보다 그냥 남자, 여자로서의 갈등은 주위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잖아요.

구 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라고는 저도 경험이 미숙해서 말씀 못 드리는 점 미안해요. (너무 어린 나이에 겪어온 일들이라 제가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나 하려고 시도할 생각조차 못 하고 지나왔거든요).. 그치만 만약 이 나이 까지 제가 예전 일들을 겪고 있다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얼른 자립하는 것과 아버지 어머니가 신체적으로 부상이 있을 만큼 크게 싸우지 않도록 곁에서 말리는 거, 그리고 밑에 동생들이 마음에 너무 상처입지 않도록 맏이 노릇에 최선을 다 하는 거 아닐까 싶네요..

힘내세요, 용서도 이해도 힘들겠고 하루하루 너무 마음이 만신창이 같다 느껴지는 날 많겠지만 가만 보면 또 그 가족이 있기에 지금 님이 있는 거고 함께 있어서 행복한 날도 분명 있었을거예요.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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