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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있는 부모가 있을뿐이다..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하는것을 잘 봐야 하나봐요.. 부모님이 저렇게 하시니까 아들도 저렇게 하는 수밖에요.. 엥.. 지금 하나님께 좀 삐져서 마음이 약간 삐딱한데.. 말도 삐딱하게 나오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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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 4년차, 별거 2년째 서른넘은 여자입니다
결혼날짜 잡은 날부터 이혼한 시댁의 부모님들의 시달림에
2년을 버텼지만 결국 별거에 들어가서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통장에 몇백원 있는 가난한 남자였지만 듬직해 보이고 성실해 보이는 모습에
내가 벌어놨는데 돈은 결혼 당시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살집을 마련하고 남들 보란듯이 차도 한대 남편 명의로 뽑아주었습니다
몸만 달랑 홀홀 단신으로 살아 오다가 저를 만나 결혼까지 해줘서 고맙다고
입이 닳도록 저에게 잘하고 살겠다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친정에서 걱정반, 성실한 모습에 그래도 믿어보자는 생각 반이었습니다
이혼한지 10여년에 아직도 서로가 눈에 보이면 죽여버린다고 끔찍할 정도로
으르렁 거리는 시부모...
결혼 당시에는 따로 계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자신들은 걱정말고 너희들이
잘사면 효도다 우린 이렇게 그냥 잘 살테니 걱정일랑 말아라...
근데 결혼 1주일만에 사람들이 돌변하더라구요
시아버지는 술드시고 낮에 혼자 있는 저에게 십원짜리 욕을 해대면서
용돈도 줄주 모르는 무심한 며느리라고 들들 볶고
시어머니는 결혼식끝나고도 신혼집에서 2주가까이를 계시다 가시면서
시아버지 험담에 아들에게 잘하라는 당부에
나중에 우리 아들 힘들게 하면 너 멱살 따버린다... 진짜 심한 말 많이 들었지만
일일이 쓰긴 넘 길거 같네요
남편도 결혼 날짜 잡고 백수가 되었고 완전 저는 이집의 가장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들의 백수 모습에 따끔하게 혼내는 어른 하나 없고
시어머니는 아들이 삼재라 올해는 힘든일 하면 큰일 난다
니가 나가서 벌어와라 그게 내조다, 차를 팔아서 생활비로 쓰는게 생활 지혜다...
친정에서는 니가 이러고 사는데 도와줄 생각 안하냐 시집만 보내면 다냐...
시아버지는 뻔히 놀고 있는 아들을 보며 용돈보내라 너희둘이 잘 사니까
좋으냐 이불쌍한 애비는 혼자 두고 양심도 없는것들이라며 섭섭하다 하시고....
결혼 2년동안 남편 드문드문 일하면서 가져다 준돈은 제가 비상금으로 결혼 준비하고 남은
몇백만원을 다쓰고도 턱없이 모자라 항상 생활이 쪼들렸습니다
같이 사는 2년은 결혼전 몰랐던 폭력과 시댁의 너무도 당연한 며느리 노릇 요구에
피를 말리는 하루 하루였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남편은 나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질 못했고 불쌍한 부모님을 못모시는것 자체를 저의 능력부족으로 몰아 갔습니다
술먹고 주먹질을 자주 당해보니 남편도 내가 맞는데는 이유가 있다며 맞을 짓을 하니까
맞는거라더군요 시어머니도 오죽하면 맞을 짓을 해서 우리 착한 아들이
주먹을 들엇겠냐며 맞아야 정신이 든다며 아들을 거듭니다
어느 순간 정신이 들더군요 제가 제발 헤어져 달라고....  돈 없어도 내가 살겠지만
시어머니의 아들 타령에, 사람을 앞에 두고 둘이서 귓속말을 하는 남편을 보자
난 완전 남이구나... 이집 며느리는 사람도 아니구나....  사람 잘못봤구나 싶더라구요
깨끗하게 끝내지 못하고 그냥 흐지부지 2년을 또 별거 하면서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손수 오셔서 아들 짐 다챙겨서 그렇게 헤어질때 끝을 냈어야 하는데
단칸방에 돈도 없이 혼자 또 살아가는 그사람을 보면서 동정이 생기면서
또 맘 약해져 2년을 챙겨주며 멍청하게 살았네요
경제적인 능력도 없고 손지검하고 늑대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을것만 같은 시댁뿐인데
왜 미련을 못버리고 불쌍하고 밉고 한심해 보이지만 그래도 남편이니까
쉽게 결정을 못하고 살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일년에 한번씩 크게 아프십니다
첫해는 유방암이라고 진단을 혼자 내리시고 온 가족들 근심걱정시켜놓고
병원가니 물혹인데 제거안해도 되는 정도라고 입원할것도 없다라는 의사에게
이러다 암으로 변해서 죽으면 책임질거냐고 따지고 오진한걸로 고소하겠다고
우리 아들이 가만 안둔다 떼를 쓰셨더랬죠
두번째는 자궁암이라해서 무조건 수술해야한다고 지방에 살던 저는 일주일간 서울에 올라가 시어머니 수발을 들었습니다
자궁암도 아닌 다행이도 자궁 물혹이었는데... 기왕 수술하는거 의사에게
이쁜이 수술도 같이 싸게 해달라 해서 하신분입니다....
수술후 깨어나 첫마디가 의사에게 이쁜이 수술 잘됐는지를 물으셨습니다
아들들은 엄마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줄 알고 안절부절 안스러워 제가 더
어머니 잘 보살피길 당부를 하더군요
작년엔 태반주사를 과다투여해서 유방에 염증이 생겨 응급실에 들어가셔서
또 한번 아들들 놀래켰죠
태반주사도 남편에게 사달라 해서 저 몰래 사드렸더라구요
그래도 별거중이고 둘이 사이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 예전처럼 시어머니 걱정이 덜되더군요
그리고 며칠전 또 아프시다며 무릎수술을 하신다 합니다
너무 자주 아프셔서 아들들이 엄마 아프다는 소리만 들리면 손을 벌 벌 떱니다
끔찍한 남편의 엄마에 대한 사랑.... 그중 조금이라도 나를 배려해주고
힘든 내게 따뜻한 말한마디만 해줬더래도 서운하진 않았을텐데....
감기로 앓아 누워있어도 병원 가라니까 말안듣더니 개고생 더 해봐라 하는 남편입니다
그런 저에게 도리를 너무 바라니....
진심이 생기지 않더라구요
이번에 무릎관절수술하시는데 오후에 한다길래 거리도 멀고 길도 모르는데
버스갈아 타고 2시간을 갈 생각에 맘이 무거웠는데
아침에 출근하고 집에 있는 저에게 전화를 해서 미쳤냐고 시간이 몇신데
이제 출발하냐고 그정도 정신머리 밖에 안되냐는 소릴 듣고 힘이 쫙빠졌습니다
정상적으로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런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가서 들여다 본다는것 만으로도 고마워 할줄 알았던 남편이
너무 당연히 며느리 노릇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남아있던 정마저 떨어지더군요
남편... 친정 식구들이라면 항상 주눅이 들어 곱게 말하지 않습니다
친정에서는 남편에게 사위노릇 바라시지도 않습니다 미련 남아 이렇게 사는 저를 더 원망하실뿐이지...
서류상 남아있는 부부사이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언젠가 같이 행복해질거라는
생각만으로 다 참고 섭섭해 하지 않을 만큼은 다챙겼습니다
2년의 별거가 밑거름이 되어 서로 더 이해하고 나중에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지냈는데....  결국은 또 원점으로 돌아왔네요
하려고 하는데 거기에 대고 윽박지르는 모습에... 남편에게
진심으로 어머니 수술하시는데 가야되는데 아침부터 미친년 소리들어가며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햇습니다
너같은 며느리 엄마도 꼴보기 싫은테니까 영원이 눈앞에서 꺼지라네요
저도 알았다 했습니다
이렇게 미련도 없이 몰상식한 며느리로 몰아가면서 욕하겠지만
이제 그런거 겁하나도 안난다  너도 그렇게 살지 말아라 말하고
후련해지는 제 이상한 맘이 드는건 뭔지....

조금전 아는분의 전화가 왔더라구요
시어머니 수술하는데 전화한통없었다고 욕을하고 너 가만 안둔다면서 벼르더라는...
무릎관절 많이 아프셔서 했던 수술이겠지만 크게 걱정이 안되네요

4년동안 사람이 독해진건지...
못되먹은 제 모습도 웃기네요
이젠 남들 손가락질에 못된 며느리라고 욕을 해도 덤덤해집니다
그냥... 친정에는 푸념할수 없는 이야기고....
여기 털어 놓고 갑니다...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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