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Secularisation]

어제 담임 목사님이 인도하시는 CBS Forum을 좀 따라 갔다가 왔다. 주제는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창조적 영성" 으로 주 발제자는 총신대 신국원 교수, 논찬자는 장신대 성석환 교수와 감리교에 속해있는 정영구 목사였다.

논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대안을 내놓는 것이었는데..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 그간의 성장주의의 폐단.. 그로 인한 사회안에서의 조롱..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것은 공공신학적 관점으로의 이동이었다. 교회가 개교회주의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되고..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가서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들으면서 놀란 것은.. 그냥 혼자서 고민하면서 가져왔던 결론과 크게 다를바가 없는 논의 진행이었다.. 결국 내가 그동안 고민하면서 내렸던 결론들이 한국 기독교 학계와 기독교 전반에 걸친 결론이기도 하다는 것을 재확인 시간이었던 것 같다.

주 발제가 끝나고 성석환 교수가 이야기 하는 시간에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있었다. 학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계시는 분들은 이미 접해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오늘 처음 들었다. Post Secularisation이 그것이다. 현재의 세계를 정의하는 단어로 보통 Post Modernism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한쪽에서는 Post Modernism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현재는 Post Secularisation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이제는 채울 수 없는 영적 갈급함을 겪고 있고, 따라서 세계적으로 종교적 부흥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이스람 부흥과 남미, 아프리카쪽에서 불고있는 오순절 기독교 부흥운동등이 그것이다..

글쎄... 아직은 확신하기에는 좀 이른감이 있는 이론같다. 하지만 충분히 개연성은 있는 이론인 것 같고.. 이 이론을 따른다면 기독교가 지향해야 할 지향점은 조금 더 명확해질 것 같다. Post Secularisation이 있다면 그 실체는 Enlightment Movement부터 시작된 이성 중심적 사고에 대한 피로감일 터이다. 한 때는 인간의 이성만으로 판타지, 유토피아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었지만,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이러한 믿음이 산산조각이 났고, 그 결과 찾아온 것이 바로 Post Modernism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이 Post Modernism 시기는 인간의 이성을 철저히 배제하는 시기는 아니었다. 지향점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제각기 자신만의 지향점을 찾아보려고 시도하던 시기였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런데 그 결과는 더욱 짙어진 혼란 뿐이었을 터이다..

Post Secularisation이 힘을 얻는다면 이러한 시도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감일 수 있다. 즉 인간의 힘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채울 수 없는.. 이룰 수 없는 벽에 대한 공허함이 "나" 가 아닌 타인.. 어떤 절대적 존재로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

이러한 현상이 점점 가시화 된다면, 우리 기독교는 과연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명확하다. 기독교적 진리를 철저히 공부해서 그 진리를 있는 그대로 선포하면 될 것이다. 하나님은 전 우주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전 우주의 질서를 만드신 이는 하나님이시기에 우리 사회의 가장 바람직한 질서 역시도 하나님에게서 나올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이사야 2장에서 많은 이방 사람들이 "도"를 배우기 위해 하나님의 전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모여드는 이유일 것이다.

이래 저래.. 기독교의 바른 정체성.. 특히 성서가 이야기하는 바를 철저히 공부, 연구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왔었던 불완전한 한국 교회들의 전통 안에서의 기독교가 아닌 진정한 기독교 자체를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늘은 것 같다..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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