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b3964178
요즘 이런 글들이 간혹 올라와요.. 결혼 하기 전에 어린 나이에 서로 호기심이 발동해서.. 또는 남친의 일방적인 강요(?)에 의해서 실수를 하고는 덜컥 애기가 생겨버린 경우.. 물론 개념있고 서로간에 정말로 아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자 한다면 큰 문제가 없는데.. 여성이나 남성이나 피차간에 경제력 없고.. 가정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면.. 이거 문제가 좀 커지죠.. 그런데 이런 경우 안타까운건.. 물리.. 심리적인 피해를 남성보다는 여성이 고스란히 뒤집어 쓰게 되더라는 거지요.. 엄청난 충격파가 몰려오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이런 걸들을 보면서... 또 거기에서 느끼는 여성들의 마음을 보면서.. 여자는 깨지기 쉬운 질그릇같이 대해줘야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고 있네요.. 위의 사연도 참 안타까워요..

-------------------------------------------------------------------------------

안녕하세여.

이제 예정일 10일 앞두고 있는 만삭 임산부예요^^
저는 스무살후반. 동갑내기 남친과. 혼전임신이었어여
만난지 3개월만에 아이가 생겼구..
아무것도 준비되지않은 상황이었지만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아기를 낳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땐 정말.. 철이 없었는지 사랑에 대한 환상 때문이었는지..
그냥 아무것도 필요없고 서로 사랑하니깐 희망을 가지고있었어여 ,

저랑 남친네 집은 둘다 어렵습니다.
도움받을 상황이 전혀 안되구여. 당장 먹고살기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애초에 도움같은거 바라지도 않습니다~~

문제는 저와 남친이예여. 둘다 별볼일없는 대학졸업하고 정신못차리고 핑핑 놀다가 아르바이트 위만 하고 여행이나 다니다 보니, 나이만 먹었네여
둘다 친구많고 노는것 조아해서 그냥 철없이 놀기만 했다고 할수있죠.
머. 같은것끼리 만났다고 볼수있어여. .. ㅠㅠ

철없는 둘이 만난지 100일만에 아기가 생겼는데.. 100일... 얼마나 서로 좋을때 입니까??
그냥 마냥 좋을때이니.. 당연히 결혼도 하고싶었고. 그래서 아기를 낳기로 했던거죠.
집안상황 능력 생각도 못하구.
(이것이 저의 가장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참 짧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사랑하기도 했고, 아기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결혼식은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같이 동거를 했어여. 둘다 백수라서 집에 약간의 손을 벌려서 보증금 500만원 월세 35짜리
원룸에 살았는데 . 방값도 밀리고 생활비도 쪼들리고 마니 힘들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일을 구한다고 노력은 하는데 부산에 있는 그저그런 대학나와서 경력도 없는
스무살 후반 짜리를 받아주는 곳은 없더라구여
몇달동안 쭉쭉 놀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집을 정리하고 잠시 떨어져있기로 했죠
(공장 생산직도 찾아보고 여기저기 눈 낮춰서 이력서를 넣었는데 대학나왔다고 안된다하더군요-_- 노가다도 자리 없다고 하고..정말 취업의 문은 좁고도 좁았습니다.)

저는 친정집이 서울이니깐 친정으로. 남친은 부산 자기집으로 들어갔고 .
그렇게 지금 4달이 흘렀습니다.
4달동안 남자친구는 딱 한달 일을 했어여. 노가다..
그 돈은 몽땅 저에게 붙여 주었구여 , 사장이 너무 힘들게 한다고 일을 그만 둔다고하기에 저도 그러라고 했어여 ..
다른거.. 덜 힘든일 구하라고 ...
하지만 일그만두고 2주동안 내내 놀기만 하더군요. 친구들하고 도박하고 <작은돈이지만>
술마시고 ..
그래도 싸우기 시러서 그냥 냅뒀어여 ..
그러다가 남자친구들이랑 여자동창들이랑 같이 논것같은데 , 끝까기 남자들 끼리 놀았다고 뻥을 치다가 걸렸어여
머.. 이성친구 만날수있다고 생각합니당. 그냥 친구일뿐이니까여.
제가 화가 났던이유는.. 거짓말 때문이예여 .
친구들과 밤새 술먹는 자리에서. 저에게 전화로 남자들끼리 있으니 걱정말라고.. 지 혼자 알아서 보고해놓고.
나중에 알고보니 여자들도 있었더군요, 저는 그 거짓말에 무척 실망했어여. 별거 아닐수 있겠지만,,,
그냥 같이 사는사이도 아니고. 지금 부산.서울에 몇달째 떨어져 지내고있는 마당에.. 그딴 사소한일로 거짓말을 한다면..
앞으로 무슨말을 믿을수있겠습니까??
(참고- 저는 임신후 남친따라 부산에 살면서, 친구들이 전부 서울에 있으므로 친구 한번 만나지못하구.. 신경이 예민해져있어서 몇번 이성친구들이랑 놀지말라고 한적은 있었어여
그래도 미리미리 말하고 다같이 모이는 어쩔수없는 자리라면, 허락은 해주었구여.아마도
제가 화낼까봐 선의의 거짓말을 한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저는.. 그 거짓말 자체가
기분이 마니 나빴어여. 누군 서울에서 가족들 눈치보며 , 혼전임신이라 챙피해서 친구들도 못만나고 방구석에 처박혀있는데.. 자기는 놀꺼 다놀고 거기다가 거짓말까지?)

능력? 돈????? ...사랑만 있으면 될꺼라고 장담했지만 현실에 눈을 떠보니.. 절대 아니더군요.. 전 저만의 착각속에 빠져있었어여.. 아기가 나올날은 얼마 안남았는데.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 취직이 힘들다고해도 노가다 한달하고 힘들다고 포기하고 .. 노는거 조아하는...
그래도 모... 이런것쯤은 다 이해할수있었어여 ..! 자기도 아무 준비 없는 상태에서.. 부담감도 컷을테고 .취직이 힘들다는것도 제가 잘 알고있으니깐.. 이런건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
(공장이고 뭐고.. 이력서 내는 족족 다 떨어지는걸 보니.. 그건 어쩔수 없겠더라구여
요즘에 하도 경기가 안좋으니.. 하지만, 저희 아버지 대기업인사부에서 일하시다가
물론 10년전에 퇴직하셨지만.. 지금 가족 먹여살릴려고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경비
일 24시간 교대로 하시는데.. 젊은놈이 곧 아기도 나오는데 노가하 한달하고 포기하는것도 .. 쫌 그렇지 않나요?)

거짓말을 한순간.. 너무너무 화가 나고.. 지금껏 쌓아왔던 신뢰가 무너지고.. 실망스러워서.. 말했어여
울면서. 전화로 .. 애기 낳아서 나혼자 키울테니깐 넌 니 할일 잘하고 잘먹고 잘살라고.!
그랬더니 애기는 달라고 하데여?? 개념은 있네요 .
그래서 제가 ,, 애기는 절대 내가 키울꺼고, 너는 아빠될자격이 없으니깐 .. 앞으로 너한테 피해안주고
조용히 살테니깐 다른 좋아하는 여자만나서 행복하게 살라고 했어여 ..

너무 홧김에.. 그런말을 하기도 했지만.. 저도 솔직히.. 너무 힘이 들었어여
그냥.. 사랑받고 있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 서로 너무 성급한 결정을 해버려서
아마도 서로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 ..
특히 여기저기서 글을 많이 읽다보니. 어느순간부터 머릿속에.. 결혼을 해도 행복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미래가 두렵기도 했었구여 ..
첫단추부터 잘못끼워진 우리의 사랑..아기때문에 서로의 발목을 잡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차라리 결혼같은거 하고 후회하고 이혼하는것보다. 그냥 첨부터 저혼자 미혼모로 아기를 키우는게 낳을것같단 생각을 하게되었고.. 그런말을 하게 된거죠.

그렇게 전화를 끊고 . 전화를 바로 정지해버렸어여 ..

지금 정지한지 2주가 넘었어여 ..
아기 나올날은 10일이 남았구여 ..

저는.. 홧김에 저런말을 하긴 했지만 ,,
솔직히 남친이 저한테 연락할줄알았어여 ..
핸드폰은 정지했지만, 울엄마 언니 번호도 알고있고 우리집번호도 알고있고
제 싸이주소와 이메일 주소도 알고있는데 어떻게 연락을 안할수가 있죠 ??????????????

정말.. 실망스러워여..
무슨생각을 하고있는것일까여 ??
정말 혼자 아이 낳고 키워보라는거?????

그동안 임신하고.. 저에게 너무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그동안의 행동보다. 최근 2주동안 연락없는 그 행동이.. 더 실망스럽고 정떨어지네여 .
연락없는 일주일동안은,, 에이.. 그래도 연락오겠지.. 오면 받아주고 잘 살아보자.. 이런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정말 정이 뚝 떨어져서 얼굴도 보기 싫어져여 ,,

친한친구가 하는말은,, 아기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줄 아느냐 너 혼자 절대 못키운다
아기 아빠랑 서로 사랑하든 안하든.,, 어떻게 해서든 꾹 참고 같이 살아라..
아님 입양보내라..
이건데여 ...

제 생각은 달라요 ..
앞이 뻔해요 .. 괜히 꾹 참고 살고 스트레스 받고 지지고 볶고 난리치고 찌질하게 살다가 이혼하는것보다
그냥 첨부터 시작도 하지않고 그냥 혼자 사는것 <아기는 엄마랑 언니가 도움을 준다고 했고 저혼자 잘키울자신있어여>

제 생각이 철없는 생각인가여 ???

아기 낳을날이 10일남았는데..
연락없는 남친.. 그리고 그의 가족들 ..
내가 평생 이런사람과 살아야 하나여 ?????????

아기 키운다는게 얼마나 힘이 들고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지는 잘.. 알고있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때문에 꾹 참고 살라는 말씀은 안해주셔도 되요
저희집이 많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많이 도와주신다고 했으니
제가 앞으로 정신차리고 살궁리를 하면 어떻게든 살아질테니까요..

그외에 모든 쓴소리라도 좋으니깐 무슨말이라도 좀 해주세요 .. ㅠㅠ

(혼자 산고의 고통을 겪고 아기도 아빠없이 혼자 낳아야한다고 생각하니깐 너무너무 슬프네여 ㅠㅠㅠㅠㅠㅠㅠ)

그 사람이 너무너무 밉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람에게 떠안겨진 부담감과 책임감
또는 버거웠을꺼란 생각도 되고..
만약 헤어진다 하더라고 절대 미워하지는 않으려구요 .
그냥 평생 다시는 보지 않고, 우리 아기도 안보여주고 저 혼자 행복하게
잘살라구여. 그게 그 사람한테 가장 고통스러운 벌이겠지요 ?
자기 딸 얼굴도 모른채 평생 살아야하는 고통.

Posted by yy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