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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대학생 입니다. 한살 오빠인 남자친구와 500일이 넘게 만나고 있습니다.

시작할게요.

남자친구가 공대에 다니고 있어서 학교 다니는 학기만 되면 학기내내 거의 매주
일주일에 딱 한번 보구요. 대체로 평일은 전화 통화도 많이 못하고,
시험기간에는 아예 한번도 못보고 통화도 잘 못합니다.

초반에는 이해해야 하지만 도무지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죠.

지금은 사귄지 500일이 넘어서 그런가 뭐 대충 이해는 갑니다.

그런데요.
지금 방금도 싸웠습니다.

남자친구는 항상 '이해해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합니다.
그말이 절 미치게합니다. 겉으론 '그래 공부해야지.' '그래 피곤하니까 일찍자야지.'
라고 하지만 속은 그게 또 아닙니다. 공부하다가 나랑 밥한끼만 먹으면 안되나..
피곤하겠지만 통화좀 하고 자면 안되나.. 이런 생각이 마음 속에선 아주아주 커요.

특히나 원체 통화하고 문자하고 이런걸 좀 좋아하는 성격인데,
남자친구는 그렇지 않아서 의견 충돌은 많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살짝 해탈한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저 나름대로는 엄청나게 노력해서 이해하고 있는 중이라고는
하는데 자주 또 부딪혀요.

저는 지금 본이아니게 휴학하고 잇는
상태에다가 학원까지 한달 쉬고 잇는 상태라 좀 한가합니다. 아르바이트도
집에서 하는 디자인일이기 때문에 바쁜 일은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한가하다고 남자친구도 한가한것은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에전에는 남자친구가 학교에 있어도 참 전화, 문자 많이 했죠.
그런데 그럴때마다 돌아오는 건 '나 지금 밥먹으려고 나중에 연락할게.'
'나 지금 수업 들어가 끝나고 연락할게' '나 도서관이야 공부좀하고 연락할게.'
돌아오는 대답은 분명 이것들 뿐이었어요. 뭘 기대하고 연락했을까 싶기도 했지만.
저런 대답을 들으면 전화한 제가 좀 허무해지고 그랬거든요. 안하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그렇지만 그때는 열정도 있었고 그랬는지 그래도 꾸준히 연락하고
또 실망하고를 반복했습니다. 남자친구는 모르지만요.

아무튼 오늘은 과제때문에 학교에서 내내 바빴대요.
오전에 학교 가는 중에 연락이 오더니 하루 종일 연락이 없더라구요.
시간이 서서히 지나면서 제가 변화한 것이 있는데 학교에 잇을땐 되도록 먼저
연락하지 말자. 예요. 왜냐면 연락해봤자 남자친구는 항상 바쁘구요. 또 안바쁘고
한가할땐 자기가 연락 오거든요. 그러니까 차라리 연락하고 또 허무감 느끼고 실망하느니
차라리 연락을 기다리자. 이렇게 마음을 먹었었죠.
그래서 오늘도 하루종일 연락을 안했어요.

그랬더니 오늘 밤에 연락이 와선
갑자기 '할말없지? 와 오래 사귀니까 이렇게 되는 건가..'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무슨 소리야. 왜그래. 난 오래사겼다 이런 생각 한 적도 없는데.'
라고 했더니 제 목소리가 뭐 애교도 없고, 말도 별로 없고 이렇더라고 하더라구요.
녹음을 해서 들어보래요. 오마이갓 그건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하고싶었떤 말인데..

아무튼 하루 종일 연락도 없었던 것에 살짝 섭했는지 저도 모르게 그랬나보더라구요.
그렇지만 전 꼭 이해해야 한다. 공부하는 우리남자친구 내가 꼭 이해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건지 머리 속으로는 꼭 이해하자이해하자이해하자이해하자 주문을 외우거든요.

오늘도 제가 먼저 연락을 한번도 안했다고 뭐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남자친구가 바쁠까봐 그랬던 거고, 나야 하루종일 한가하니까 바쁜 사람이 한가할때 연락하겠지 했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전 전화해서 '뭐해?' '응 나 지금 친구들이랑 밥먹으려고.' ' 아그래.. 맛있게 먹어' 뚝.
이런 무미건조한 대화 너무 의무감에 하는것 같고 해서 싫거든요.
근데 남자친구는 그게 다 안부전화라면서 한가한 내가 많이 하라는 거예요.
그래봤자 대답은 '나 밥먹어.' '나 도서관이야' 이런 대답이 고작이면서..
말은 되요. 이해도 해요. 근데 전화하면 전 또 몇초만에 끊긴 전화를 붙잡고
속상해하고 섭섭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전 그게 싫어서 전화 안하는 거다. 라고
했더니 '그래도 그게 아냐' 라고 하네요. 결국 '그래 알았어'라고 하지만
그건 그냥 어쩔 수 없이 하는 말 같구요. 속으론 역시나 제 생각은 이해가 안간다는
말투에다가 왜 자꾸 오래 사겨서 전화 해도 할말이없냐는 소리만 해대는지..

요새는 특히나 만나지도 못하는데 전화해서 못나눈 얘기도 하고 좀 그러고 싶은데..
자주 만나지도 못하니 공감대 형성도 안되고 친구 싸이(남친은 싸이 안해요. 가끔 제 아이디로 들어와서 다른 사람들 싸이 구경은 하구요.)에서 본 얘기도 좀 하고 싶어도
바쁘다고 아예 컴퓨터 자체를 키지도 않고. 티비도 잘 안보고. 밤에는 피곤하다며 자려고만 하고....

남자친구는 재밌는 티비 볼때요. 남친은
'나 이것만 보고 전화할게.' 라고 해요.

근데 제가 티비보다가 전화를 받으면
'두가지일 한꺼번에 하는 건 아니다. 나중에 연락해라.'
이러더니 문자 조차도 티비보면서 자기한테 문자 보내지 말래요.
오마이갓. 그럼 문자하면서 앉아서 핸드폰만 들여다 봐야 하는지...

의견이 좁혀지질 않아요.

이해이해.
그놈에 이해 때문에
저는 더 멀어지는 기분만 들고.
남자친구는 그래도 제가 이해한다고 생각하는지 만족하는 거 같고.
속으로 전 쌓이는 것만 많고.. 부딪히는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오늘 밤 이걸로 다툼아닌 다툼을 하고 (왜나 신경쓰는건 저 혼자이기 때문에..)
남자친구는 속편하게 잠을 자지만 전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서 이렇게글써요.

요새는 사랑 받는 것 같지도 않구요.
왜케 못생겼냐는 말도 하고.. 장난이지만 전 진짜 속상해 죽겠어요.
하지말라고 하면 더해서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들고, 기분 나쁜티내면 장난인데 왜 그러냐며 더 화내고.. 맞춰가는 것도 정도껏이지 정말 돌겠어요.

어떻게 해야 이남자 이말버릇 고칠 수 있을까요.
제 생각, 제의견을 충분히 피력했는데도 계속 자기 생각만 맞다고 생각하네요.
원래 성격자체가 자기를 사랑하고 누구 의견보다 자기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전 여자친구인데 이해해 주는 것도 있어야 하잖아요.

오늘도 제가 말이 없다고
"아휴.. 전화 끊자. 나 잔다."

라더니 20분 만에 전화가 와선
'그냥 목소리나 들을까 하고 전화했어. 잘게'
다죽어가는 목소리로 이러더라구요.
전 이미 기분 나빠질데로 나빠진 상탠데
저한테 저렇게 말하면 제가 얼마나 상냥하고 애교있게전화를 받겠어요.
"응 그래 잘자." 라고 하고 끊었죠.

그래서 문자가 하나 오는데
'진짜 무뚝뚝해 잘자라.'

라고 왔거든요.

'오빠앞에서 연기할 순 없잖아.
아까전화 그렇게 끊어놓고 애교를 바라는 오빠가
너무 한거 아니야?'

라고 답했더니
역시나 답도 없이 걍 잠들었네요.

아후 답답해.
전 이해만 하다가 진짜 좋아하는 마음 다 식겠어요.
머리론 이해해도 마음은 안그런것들이 너무 많아요.
마음 정리도 이젠 어느정도 했건만.... 오히려 이해하려고 하는 행동들을
자꾸만 긁는 남자친구 때문에 더 열이 받아요.

너무 기네요..ㅜ 하소연하다보니 이렇게.............

읽어주신 분들은 정말 감사하구요.
전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꽃다운 나이에 제가..
이 오빠한테 일생 걸겠다 다짐했건만..
자꾸 안좋은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속상하네요.

저도 나가면 소개팅 하자고 하는 사람도 많고
친구들은 '너 이뻐' 라고 하는데
매일 못생겼다고, 왜 이렇게 점점 못생겨 지냐고 하구요.

자기가 시간이 지나 질려가는 건진 몰라도, 그걸 왜 자꾸
저한테..... 남자친구도 뚱뚱하건만 살빼라는 말만 늘어놓고...

여자와 남자의 경계가 너무 심하고
너무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자.
'여자는 이래야지'라며 제 속을 박박 긁고는
매일 자기 의견만이 진실인줄 아는 이남자.
어떡해야 해요.. 흑흑

Posted by yy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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