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 대중과 또 MBC측의 반응이 관심이 있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재미있네요.. 이 사건이 예전에 우리 사회에서 한 바탕 큰 이슈를 만들었던 2PM의 박재범 사건과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지고 있군요.. 2PM은 한국의 남성 아이돌 그룹중 하나입니다.
예전 2PM의 리더였던 박재범이 연습생 시절에 한국에 대해서 좋지 않은 글을 올린 적이 있었지요.. 원래 미국에서 자란 친구인데 가수 지망생 연습생 신분으로 한국에 홀로 들어와서 연습을 하면서 힘든 일이 있었던 듯 합니다.. 미국과는 다른 상황이어서 그랬는지 당시 박재범이 한국에 대해 섭섭해 하는 글을 올렸는데 한국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바라보는 부분도 포함이 되어 있었지요..
이 글은 박재범이 2PM으로 데뷔를 하기 수 년 전에 올려졌던 글이었는데 데뷔 후 이 글이 우연히 네티즌에 의해 발견이 되었고 그것이 퍼져 나가면서 박재범에 대한 비난글이 온통 인터넷을 뒤덮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당시의 언론들이 박재범을 비난하는 글들만을 골라서 기사화를 했다고 해야 맞겠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박재범이 재미교포이기 때문에 한국을 비난했다는 사실 자체가 좀 크게 부풀려져 생각이 된 거였지요.
결국 박재범이 2PM 활동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난 이후에 한국에서 박재범의 비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들이 또 인터넷을 덮어버리게 됩니다. 어린 시절 철 없는 나이에 힘들어서 푸념조로 올린 글인데.. 그냥 넘어가도 될 일에 너무 몰아부친 것 아니냐는 것이었지요.. 이 역시 언론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 때는 또 언론들이 이렇게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쪽의 의견만을 일방적으로 기사화 했으니까요..
헌데 재미있는 점은 박재범이 미국으로 도피하기 전에는 박재범을 옹호하는 의견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모든 대한민국이 박재범에게서 등을 돌린 것 같았어요.. 그런데 박재범이 미국으로 도피하고 난 이후에는 박재범을 비난하는 글을 찾아보기가 또 힘이들었습니다..
지금 나는 가수야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패턴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처음 재도전 결정이 방송을 탔을 때에는 온통 이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만 인터넷을 메웠었습니다. 룰을 깬 것은 시청자와 한 약속을 어긴 것이라는 내용이 그 주를 이루었고, 시청자를 우롱하고 배신 한 것이라는 것이지요.. 김건모씨와 김영희 PD의 하차에 대한 요구도 심심치 않게 있었고요... 이소라씨가 자신의 감정을 잘 제어하지 못 한 부분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사실 이 분들을 옹호하는 글을 보지를 못했습니다. 이 분들에게 희망을 던져줄 수 있는 메세지가 전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온 대한민국이 김PD와 몇 몇 출연진에 대해서는 등을 돌린 것 같은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MBC에 의해서 김영희 PD의 해임 통보가 내려지고 또 김건모씨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하차 결정을 하자 이번에는 다시 이 분들을 옹호하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룰을 깬 것 자체가 실수이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뭐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느냐.. 사실 이 프로그램의 의미는 진짜 노래 잘 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의견들이 우후 죽순처럼 올라오는 것이지요.. 아울러 무 분별한 비판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새로이 새로이 제기가 됩니다..
이 대중들의 반응을 보면서 중요한 것은 ..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룰을 깼을 때.. 그것이 시청자들을 우롱한 처사라고 생각을 했었던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지만 반면에 그것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던 대중도 존재 했다는 것입니다.. 처음 방송이 나간 이후에 룰을 깬 부분에 대해 비판하는 글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이유는 룰을 깬 것을 시청자에 대한 우롱이라고 느끼고 그것 자체에 의미를 크게 두었던 대중들은 이 것으로 인해서 불만을 느꼈기 때문에 자신의 불만을 털어 놓았지만 룰을 깬 것에 대해 크게 문제를 삼지 않았던 사람들은 김PD에 대한 해임과 김건모씨의 자진 하차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는 프로그램 자체에 크게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크게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듯 합니다.
하지만 김PD와 김건모씨의 하차로 인해서 프로그램의 존폐마저 위태롭게 되자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룰을 가지고 왈가 왈부 하던 사람들 보다는 룰이 바뀐 것 자체에는 큰 관심 없이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자 했던 사람들에게서 자칫 오랜만에 생긴 볼만한 예능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만이 생긴 것이지요.. 그러니까 자신의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역시 아쉬움이 남는 것은 MBC측의 위기 관리 능력입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두 가지 흥미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바이벌 자체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알아주는 기라성 같은 가수들만을 모아놓고서 그 중에 누군가를 떨어뜨린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흥미거리였음은 부인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또 한 가지 흥미거리는 어느새 아이돌 판으로 변해버린 대한민국 가요계에 정말로 노래로만 빛을 발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기대였던 것이지요.. 이 기대는 놀러와에서 방영된 세시봉을 향해 열광했었던 시청자들을 생각을 해 보면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이렇게 시청자가 나뉘어 있었던 것이지요.. 서바이벌에 관심이 있는 시청자와 서바이벌보다는 가수들의 무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청자.. 룰이 깨졌을 때 정상급 가수들의 서바이벌에 더 큰 관심을 가졌었던 시청자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기대가 무너진 것에 대해서 불만을 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많이 있었습니다.. 서바이벌 보다는 가수들의 무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었던 시청자들인 것이지요...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보았을 때 논란은 좀 있었지만 그냥 참고 계속 진행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서바이벌쪽에 관심을 두었던 시청자들에게는 좀 비난을 받았겠지만 그래도 이 프로그램은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습니다.. 서바이벌 보다는 가수들의 공연 자체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는 팬층이 이미 있었다는 것이지요.. 이 팬들은 여전히 나는 가수다를 지지를 했을 것이고.. 재도전 문제는 사실 김건모씨에게만 해당이 된 것이었지 그 이후에도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았을 겁니다.. 즉 횟수를 늘려가게 되면 룰을 깬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시청자들의 불만도 사그러들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 MBC는 김영희 PC를 경질하는 최고의 악수를 두었습니다.. 방송 첫 회에서 가수들이 이 프로그램의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물었을 때 모두 김영희 PD때문에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진두 지휘하는 김영희 PD에 대한 신뢰가 가수들이 탈락이라고 하는 부담을 떨쳐내고 이 프로그램에 조인하게 된 원동력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가수들이 믿고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했던 김영희 PD가 MBC에 의해서 프로그램에서 짤렸습니다.. 가수들이 동요하는것이 당연하겠지요.. 자신들이 믿었던 김영희 PD가 짤렸는데 가수들 입장에서 프로그램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사실 이 프로그램의 존속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가수들의 섭외입니다.. 이 가수들의 섭외에 있어서 김영희 PD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 김영희 PD가 가수들을 배려해 주었다는 이유로 짤린 마당에 무슨 명분으로 가수들을 섭외할 수 있겠습니까?? 가수들이 무엇을 근거로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번에 MBC가 김영희 PD를 경질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가졌던 의문입니다... 전후 사정을 볼 때에.. 김영희 PD를 경질할 경우 가수들이 동요할 것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영희 PD는 여타 다른 PD로 대체할 수 없는 존재였다는 것이지요.. 이런 점을 MBC 관계자들이 김영희 PD에 대한 경질 결정을 내릴 때 피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요?? 김영희 PD가 경질 될 때 이런 부분들에 대한 대책도 역시 생각을 해 뒀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김영희 PD 경질하고 김건모씨가 결국 네티즌들의 압력으로 인해서 하차를 결정을 하고 MBC는 그제서야 대책에 대해 급급한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MBC의 위기 관리 능력에 있어서 정말로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아니 할 수 없는 모양이네요.
아무튼 프로그램도 그렇고 일반 대중과 MBC의 반응도 그렇고 참 재미있어집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대중들의 반응에 대해서 한 가지 얻었습니다.. 불만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겉으로 잘 표출하지 않는다..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언제나 위로보다는 비판을 더 많이 받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온 세상에 나를 비판하는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니다.. 무언으로 나에게 동의를 해 주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겉으로 나타나는 비판이 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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