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을 통해 본 민주주의의 뼈대와 그 한계..

공부하는 분야가 사회과학이 아닌 관계로 사회과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만... MBC 100분 토론을 보면서 그 개념을 좀 잡아본 부분들은 좀 있어요... 물론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지는 않은 관계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아래와 같은 생각은 드는군요..

2011년 3월 24일.. 100분 토론 500회 특집을 맞아서 "오늘 대한민국, 희망을 말한다" 라는 주제로 토론이 있었습니다. 토론의 참가자로 인명진 갈리리교회 담임목사,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박경철 경제평론가, 전원책 변호사, 진중권 문화평론가, 영화배우 김여진씨 이렇게 6명이 참여를 했는데...

이 중에서 전원책, 정규재, 임명진(?)씨등은 보수쪽, 진중권씨는 진보쪽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십니다.. 물론 모두 이 사회적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존중하는 분위기였고요.. 그 중에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님은 다른 분들에 비해서 시장경제 쪽으로 조금 더 많이 치우쳐진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고요..

 

뭐 이 분들이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들은 조금씩 조금씩 다 달랐는데 한 가지 이 분들이 모두 다 동의하는 부분은 하나가 있더군요.. 바로 법 질서 확립이라는 가치이지요... 법을 엄격하게 세우고 그 질서를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분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했었던 부분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실현시키는 절대적인 통제 장치가 바로 법에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게 됩니다..

 

민주주의의 절대적 가치는 보통 다수결의 원칙이라고 생각이 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제가 이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지켜본 바로는 민주주의의 의의는 사회적 동의와 통합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간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면서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어떤 가치를 끌어내고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는 항상 서로간의 이익이 충돌하기 때문에 모든 경우에 있어서 이러한 사회적 화합 또는 통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그 중에는 사회적으로 동의되어진 부분에 대한 불만이 있다든가 또는 사회의 구성원 중 누군가에게 불만을 품고서 상대방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 이러한 행동을 제어하는 수단으로 법 질서가 많이 강조되는 듯 합니다.. 즉 반 사회적 행동을 하는 사람은 공권력이라는 힘으로 눌러서 억제시키는 것이지요.. 그런데 만약에 이 법 질서가 무너지게 되면 어찌될까요? 민주주의에서는 법질서가 무너지게 되면 사회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반 사회적인 누군가가 나타났을 때 법 외에는 그 사람을 통제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한계는 바로 이 법에 대한 강한 의존성 때문에 생기게 되는 듯 합니다. 물론 법이 존재하는 것 자체와 법의 구속력 자체를 문제를 삼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실 기독교적 가치관에서의 율법은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법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구속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의 법은 그 법을 만들어 가는 주체가 대중이기 때문에 법 자체가 사회 전체의 이익에.. 또는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이 되면 그 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따라서 법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적 가치관에서의 법을 만드는 주체는 하나님이시고 따라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법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 단지 순종을 할 뿐이지요.. 또 기독교적 가치관이 비록 은혜에 의한 구원을 이야기 하고는 있지만 그것이 율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이 사회가 요구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법을 지키면서 살 것을 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적인 가치에서의 법치주의가 기독교가 가지는 가치와 비교했을 때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은 법을 지키지 못하는 대중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부분에서 기독교와 관점의 차이가 발견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완벽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주어진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다 지키면서 살아갈 수가 없는 존재인 것이지요.. 따라서 일찍부터 기독교에서는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인간이 어떻게 하면 율법을 지키면서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에 그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인간은 이미 인류 역사가 시작이 되는 때부터 율법을 깨면서 시작을 했습니다.. 창세기 3장의 말씀이 바로 이러한 인류의 역사를 대변을 하고 있지요.. 창세기 3장 이후부터의 스토리는 이미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인간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존재로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민주주의 안에서의 법치주의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약합니다.. 인간을 정의할 때 인간은 법을 지킬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고려해 넣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인간들이 법을 지키면서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보다는 단순한 법 집행 자체에 그 관심이 모여드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법이 존재하는 의의 자체가 약간 달라지게 되는데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법 자체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최종 가치의 역할을 합니다.. 반 사회적인 행동을 보임으로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람들은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해 처벌하고 또 사회에서 격리시킴으로 사회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잘못을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 됩니다..

하지만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법은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해가 됩니다.. 즉 그 법 자체가 기독교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종 수단으로 이해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을 때 아무런 처벌 없이 용서를 해 주는 일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사회를 유지하는 핵심 가치는 법이 아닌 사랑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현재의 민주주의적 가치로서의 법 적용은 이미 구약에서 시도 되었던 가치입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주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율법에 의해서 판단이 되었었습니다. 백성들이 율법을 지키는 동안에는 복이 임했고 율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에는 벌이 임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보면 역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을 지키는 것에는 모두 실패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한계로 인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것이지요.. 결국 지금 민주주의적 가치에서 하고 있는 부분은 구약의 역사를 통해서 이미 드러난 실패한 역사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다른 국가 통치 가치들보다는 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그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사회 구조적으로 현재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문제가 앞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지는 .. 낙관만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구조 안에서는 낙관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